뇌도 해킹이 가능하다
엉성하게 프로그래밍된 컴퓨터를 해킹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뇌도 해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발견한 페이스북, 스냅쳇, 인스타그램과 같은 기업들은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을 아주 성공적으로 해킹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보상 시스템 활용의 성공적인 예가 좋아요와 공감 표시일텐데 이것은 기업의 측면에서는 성공적일지 몰라도 우리들 각 개인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스타브레인
인스타브레인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우리 뇌의 상태와 그것을 타켓으로 삼고 연구하고 도전하는 기업들의 행태에 대해서 꼬집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되가 얼마나 이러한 외부적 요인, 즉 스마트폰과 같은 디스플레이에 노출되는 것과 심지어 휴대폰이 옆에 놓여 있는 것 자체에도 얼마나 큰 영향을 받게 되는지 다양한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중 한 연구는 800명에게 컴퓨터를 통해 집중력이 필요한 활동을 하게 하고 그 결과를 살펴보았는데, 다른 방에 휴대전화를 두고 온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고 있는 사람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도 일상 생활 중에 집중이 필요하거나 중요한 일을 할 때 휴대폰을 잠시 진동이나 무음으로 바꾸어서 주머니에 넣어두거나 가방에 넣어두고는 합니다. 그리고 어떤 강연이나 강의에서 강사는 그것을 청중들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실험 결과를 보면 그런 것들 조차 우리들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방해요소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절반은 디스플레이 옆에 자신의 것이 아닌 휴대전화를 놓아두었고, 이를 집어 들어서는 안되는 규칙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의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책상 위에 작은 노트를 올려놓았습니다. 실험 결과 노트를 올려놓은 사람들이 문제를 가장 잘 풀어냈다고 합니다. 휴대전화는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피실험자의 집중력을 빼앗았다는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강의중에 컴퓨터를 가진 그룹과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그룹의 실험에서는 강의가 끝난 직후에 컴퓨터를 가진 그룹이 컴퓨터를 가지지 않은 그룹보다 강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들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SNS를 서핑할 가능성을 배제하고라도 우리가 어떠한 정보를 받아들을 때 컴퓨터가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매커니즘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실험들 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습니다. 일부 실험 참가자에게는 종이와 펜으로 내용을 정리하게 하고, 나머지는 컴퓨터로 정리하라고 지시했을 경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이에 적은 사람들이 강연 내용을 더 잘 이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휴대전화를 그저 옆에 두기만 했을 경우에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에 방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15분 정도는 집중해서 듣다가 그 뒤부터는 집중력이 사그라지는 이유는 휴대전화가 주의를 흩트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